영화 미드소마 결말 감상 무엇이 공포인가 스포o

2021. 10. 8. 21:14연예

영화 미드소마는 장르를 규정하기 어려웠고 스토리도 뻔한 편이었지만 마지막 장면이 모든 걸 다 이뤘다.

 

마지막 여주의 표정은 카타르시스인가? 여주 대니가 가진 우울함과 외로움은 벗어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가족이 자살내지 타살당했고, 4년 넘게 사귀어온 남친과의 관계는 풍전등화처럼 부질없다.

 

가족사에 대한 트라우마와 껍데기뿐인 관계에 마음 둘 곳 없고 헤어날 방법도 모르는 대니가 이 특별한 공동체 속에서 어떤 식으로 위로를 넘어 정화되어 가는가.

 

함께 먹고 함께 잔다.

 

함께 일하고 함께 노는 것까지는 그래도 일반적인 편이지.

 

그런데 이 공동체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함께 생식(?)하고 함께 죽음을 나눈다.

 

은밀한 것 내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까지 함께 나눔으로써 단순한 공동체 수준을 넘어 일체화되는 것이다.

 

특히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는 대니만이 겪는 공포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 공동체의 기이하고 엽기적인 사상이 공포인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혼자 겪어내야 한다는 것이 진짜 공포일 수 있다.

 

하긴 그래서 사이비가 생기는 것이겠지.

 

대니는 오롯이 혼자 내던져진 상황이었다.

 

그런 대니가 무조건적으로 함께 울부짖어주는 사람들에게서 무엇을 느꼈을지는?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함께 울고 함께 웃고 함께 신음(?)하는 행위가 가식이나 거짓이라고 할 수도 없다.

 

사귀면서 항상 너무 기대는 것 아닌지 어디까지 의지해도 되는지 선을 그어야 했던 남친과의 관계에서보다

 

슬픔과 고통에 무너저도 함께 울어주며 공감해주는 낯선 공동체에서 대니는 위로를 받고 끝에는 미소를 짓게 된다. 

 

영화 내내 우울하고 어두웠던 대니가 비로서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미소는 무슨 의미인가.

 

드디어 자신이 있을 곳을 찾은 이의 안도와 그동안 얽매어있던 고통에서 해방된 순수한 기쁨을 읽었다.

 

물론 사이비 단체에 빠지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